환(幻)



 
 지난 금요일 저녁, 극단 여행자의 ‘환’, 마지막 공연을 보았다. 맥베드를 각색한 작품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사실 작품성에 의구심을 품고 갔으나, 웬걸 기대 이상의 작품이 나왔다.
 진장군(맥베드)과 묘부인(맥베드 부인)의 주인공 역도 빛났지만, 문지기의 욕에 관한 풀이와 세 무녀의 놀이가 원작과의 차별성을 집어주는 포인트였달까. 붉은 천을 뒤에 드리우고 무사들이 결투하는 장면이나, 해왕(던컨)의 살해장면도 인상이 깊었다. 축장군의 역할이 모호한 것과, 뒤로 가면서 스토리의 마무리가 약간 어설픈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일까.
 플롯과 연기보다도 이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의상과 음악이었다.
 화려하기도 하지만, 동양적인 절제를 함축하는 듯한 환의 의상들은 매우 아름다웠다. 결투씬에서도 진가를 발휘하는 것은 빠른 동작 하나하나를 감추는 듯 또는 드러내는 듯한 옷자락, 치맛자락이었다. 객석 뒤쪽으로부터 무대로 연결되는 통로를 통해, 이러한 의상의 효과는 극대화되었다.
 객석 오른쪽에서 공연 내내 직접 연주된 음악에서 또한, 밝고 흥겨운 축제 분위기, 다급한 액션 씬이나, 비장함을 표현하는 동양적인 악기들의 풍부함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언제 재공연을 한다면 당연히 추천해주고 싶으나, 마지막 공연이었던 것이 아쉽다. 이 공연을 추천해준 여친에게 너무너무 고마울 따름.
 
http://www.lgart.com/PerfIntro/PerfInfoRead.asp?seq=1240
http://www.yohangza.com/s_info4_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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