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아들

사람의 아들사람의 아들 by 이문열

민요섭이라는 인물의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형사의 얘기안에 민요섭과 그가 창조한 인물, 아하스페르츠의 얘기가 담겨있는 액자형태의 소설이다. 액자 내 소설이 풍부한 신학적 내용을 담고 있어서 지적으로는 즐겁지만 자칫하면 흐트러지기 쉬운 집중력을 액자의 틀이라고 할 수 있는 추리소설의 형식이 지탱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의 아들’, 아하스페르츠는 민요섭이 쓴 소설의 주인공이지만, 민요섭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그대로 반영한다. 민요섭과 아하스페르츠는 동일한 자아다. 현실에서의 민요섭의 행동은 아하스페르츠의 생각에 그대로 반영된다. 혹은 vice versa. 육욕에 눈을 뜨고 기존의 신에 반기를 드는 민요섭과 아하스페르츠는 말그대로 동격이다.

아하스페르츠는 자신의 신에 대해 더이상 믿지 못하나, 신이 존재함을 믿으며, 다른 종교들의 신들을 알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소설의 많은 부분은 여러 종교들에 대한 탐색으로 채워져있으며, 지적인 즐거움을 제공한다.

아하스페르츠가 예수와 대면하는 부분은 소설의 절정이다. 바이블에 등장하는 광야에서의 시험을 재구성한 것은 상당히 재미있는 아이디어고, 서양의 고전, 특히 바이블에 미치는 비평가들이 좋아할 만한 내용이다.

아하스페르츠는 무신론 혹은 불가지론의 결정판을 보여준다. 하지만, 형사가 얘기하는대로 민요섭과 아하스페르츠는 새로운 신을 만들지는 못한다. 이것은 민요섭과 아하스페르츠의 한계인 동시에, 이문열의 한계, 그리고 이 소설의 한계일 것이다. 다시 원래의 신으로 회귀해버리는 민요섭이 그의 극단적인 제자에게 살해당한다는 결말은 그 한계가 이 작가와 소설에 한정된 결함이 아니라 인간 전체의 한계가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데, 그것은 착각이 아닐까.

이건 반쯤 농담스레 하는 말이지만, FSM과 같은 ‘신’을 보면 인간은 새로운 신을 만들 수 있는 천부적인 능력을 타고났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Touched by his noodly append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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