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


 
1년 내 한국 영화 중 단연 돋보이는 시나리오나 화면 구성, 연기의 퀄리티. 그 중에서도 최민식의 연기는 매우 인상깊었다. (더이상 말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직접 보라.)
 
복수극으로서의 시나리오는 그렇다고 치고, SF 팬으로서의 내 눈에 딱 들어온 것은, 인간의 약점으로서의 기억, 인식, 관념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SF에서는 이러한 주제 / 소재를 다루는 작품이 많다. 단지 문제를 유발하는 외부 장치만 다를 뿐이고 그것이 ‘문제’의 개연성을 위해 동작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영화 내에서 조각조각으로 삽입되어있는 상징들은 그러한 문제 하나하나에 해당하는 듯한 느낌이 강했다. 시나리오 작가나 감독의 scope는 아니었는지, 단지 그렇게 하기가 싫었는지는 모르지만, 별달리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거나 하지는 않는다. 단지 모호한 태도를 유지할 뿐, 관객에게 문제를 제기하며 생각해보라는 정도에 그친다. 유지태나 최민식의 태도는 모두 양극점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해결책도 아닐 뿐더러 현실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그다지 의미가 없다.
 
한가지 더 인상깊었던 것이라면 아무래도 대중성의 확보이다. 영화로서의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어느 정도의 주제의식을 유지하면서도 적절히 조크를 넣는다거나 해서 흥행할 수 있다는 것은 확실히 감독의 역량이다. 이런 것은 방법론의 문제가 아니라 센스의 문제다.
올드보이의 흥행이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또다른 이유는 조폭물에 이어 코미디물이 흥행의 대세를 이루는 한국 영화에 실망스러운 점도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뭐, 여러 면에서 뛰어나 보이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성공해서, 차기작(‘복수’ 3연작이라도? ㅎㅎ)을 볼 확률이 높아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하겠다. 여하튼, 박찬욱 감독에게 찬사를.
 

“올드보이”의 1개의 댓글

  1. 농담처럼 얘기하긴 했지만, 여자들이 주인공인 복수극을 하나더 만들어서 복수 trilogy를 완성한다고 감독이 그러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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