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플레이하던 게임이 Battlefield 2142입니다. Battlefield 2142는 Battlefield 1942, Battlefield 2의 sequel로 64명까지 동시에 플레이할 수 있는 온라인 FPS입니다. 두 팀이 보다 많은 전략적 지점을 보다 오랫동안 점유하는 것을 목표로 경쟁하는 게임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성장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서, 게임 내에서의 활동에 따라 점수가 지급되고, 일정 점수에 도달하면 계급이 오르며, 계급이 오를 때마다 특수한 무기를 새로이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성장 시스템은 랭킹을 통한 명예라는 인센티브와 게임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조합한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흔히 보는 MMORPG의 시스템을 FPS에 인접시킨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Battlefield 2142는 전통적인 클래스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이 게임에는 Recon, Assault, Engineer, Support라는 4가지의 병과가 있는데, 병과마다 특수한 무기들과 능력이 주어지고, 이에 따른 역할이 주어집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Assault 클래스는 라이플과 AR로켓을 장비하고 있어서 대보병전에 뛰어나며, 메디킷을 가지고 있어서 아군 보병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한편, Engineer 클래스는 대전차무기를 장비하고 있어서 적 전차를 상대하는 역할을 맡게되고 아군 전차를 수리할 수 있습니다. 각 병과마다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고유의 플레이를 가지게되고, 성장을 할 때도 특정 병과에 집중해서 성장시킬 수 있기 때문에 독특한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Battlefield 2142의 중요한 요소들 중 하나는 바로 분대(squad) 시스템입니다. 누구나 분대를 생성해서 분대장(squad leader)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분대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분대는 6명의 분대원이 최대이므로 제약은 있습니다. 분대를 만들 수 있다는 것만으로는 분대 시스템이 원활하게 동작하지 않겠죠. 서로 다른 병과의 분대원들이 모여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 외에도 분대에 참여하는 것만으로 게임 시스템에 의해 주어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각 병과에는 같은 분대원들에게 특별한 정보를 줄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분대에 의해 발견된 적은 네트워크를 통해 바로 분대원의 레이더에 표시됩니다. 플레이어가 분대에 참여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다른 중요한 이익은 바로 분대에 속한 다른 플레이어들-분대원들의 (경험치가 아닌) 경험입니다. 분대원끼리는 Voice를 통해서 대화를 나눌 수 있고, 급속한 전장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고 작전을 펼쳐나갈 수 있게됩니다. 물론, 분대장의 통솔 능력이 여기서 빛을 발합니다. 뛰어난 분대장이 이끄는 분대와 경험없는 분대장이 이끄는 분대는 분대원들의 생존 능력에서 뿐만 아니라, 분대원들이 느끼는 재미에 있어서도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분대장은 또다른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분대장 자신이 Spawn Point라는 사실입니다. 분대원들의 전방에서 멀리 떨어져있는 후방의 전략 지점이 아니라 전방에 있는 분대장 곁에서 바로 Spawn함으로써 빠르고 효율적으로 전투를 펼칠 수 있으며, 분대원들이 좀 더 뭉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러한 분대 시스템은 아마도 Battlefield 이전에는 없었거나 또는 완성되지 않았던, 정말 완벽에 가까운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시된 지 시간이 많이 지나서, 플레이어들의 실력 차이가 커지면서 팀사이의 밸런스가 맞지 않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바람에 최근에는 이 게임에 어느 정도 흥미를 잃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경험한 Battlefield 2, Battlefield 2142 모두, 제가 플레이해본 게임들 중 최고의 게임들이었습니다. Battlefield의 다음 시리즈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