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질문

며칠 전에 PD수첩 ‘서울의 밤, 비상계엄사태’를 아내와 보면서 얘기를 하고 있으니, 첫째가 이게 뭐냐고 물어온다. (요새 아내랑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으면 항상 끼어들고 제대로 대답안해주면 화를 낸다.) 계엄령은 전쟁과 같이 나라가 위험한 상황에서 발령할 수 있는 것이고, 평소와는 달리 말을 하거나 돌아다닐 수 있는 자유도 제한할 수 있는 것이라고 대충 설명했더니, ‘지금 왜?’라고 한다.

다음날 급식 노동자 파업이 있어서 도시락을 뭐 싸갈까 얘기를 나누는 도중에 왜 그러냐고 묻는다. 노동자들이 일하는 환경을 더 낫게 만들기 위해서 파업할 권리가 있다고 설명해주었는데, 잘 이해했는지는 모르겠다.

이러한 일들에 관심을 가지고 질문하는 것만으로도 성장한 것이 느껴져서 대견하다. 언젠가 스스로 세상 일들을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이렇게 들려줬던 설명의 조각들을 조금이라도 기억해줄 것이라는 기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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