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들이야 다 알겠지만, 병역 특례기간도 끝났고, 휴학기간이 끝나서, 이번 봄학기에 복학할 예정이다. 지난 월요일에 대전에 가서 이것저것 처리하고 왔다.
대전에는 가끔씩 갔었지만, 학교엔 거의 3년만에 가본 것 같다. 정문에서 전기전산학과 건물까지밖에 안돌아다녀봐서 잘은 모르겠지만, 3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옛날 그대로였다. 복학원 제출하고 수강 신청을 했다. 지도교수님도 찾아뵈었는데, 처음엔 얼굴을 못알아보시더니, 곧 알아보시는 눈치였다. ‘뭐하고 사냐?’와 ‘각오는?’의 질문에 적당히 둘러대는 정도로 면담을 마치고, 철호군과 집을 알아보러 나섰다.
원래 지난 달에, 철호군의 지인(?)을 통해 철호군과 함께 살 집을 구해놨었는데, 계약 또는 가계약을 안했더니, 집주인이 변심해버리는 바람에, 다시 집을 알아봐야했다. 철호군이 저번에 알아보았던 곳 근처에서 한번 알아보고,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10분 정도 거리의 임대형 건물들이 한데 모여있는 곳에서 또 한번 알아봤는데, 나중에 간 곳이 비슷한 가격에 집이 마음에 들었다. 3500만원 전세 정도로 대략 18평 정도 투룸을 계약하게되었다. 신혼부부가 살고 있는 집이라 깔끔하기도 하고, 방들도 큰 편이라 마음에 들었다. 철호군이 꼼꼼하게 하자사항을 따져주고, 부동산에서도 꽤 친절하게 설명해주어서, 무난하게 계약을 끝낼 수 있었다.
계약을 마치고, 7시쯤 되어서, 아라기술에 가서 아르바이트 관련 얘기를 했다. 대충 하프타임 정도로 얘기를 했고, 합리적인 선에서 일하기로 결정했다. 22학점을 들으면서 하프타임이면 상당히 고달픈 삶이 될 것 같다. 3월, 5월 같이 시험기간이 없는 달에는 그럭저럭 해나가더라도, 시험기간이 있는 달에는 아르바이트를 줄이는 게 좋을 듯하다. 봄학기에 아르바이트를 어느 정도 해보고, 많이 힘들다면, 가을 학기에는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거나 아주 조금만 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방학 기간에 어차피 현장 실습을 해야해서, 가을학기에 살 정도는 생활비를 벌어둘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대충 1년동안 졸업 요건을 채울 수 있긴 한데, 이후로 무엇을 할지 아직 모호한 상태라서, 1년 내에 끝낼지 한학기 더해서 성적을 어느 정도 올릴 지는 아직 고민 중이다. 성적은 아무래도 앞으로의 진로에 있어서 얼마나 더 많은 옵션이 있느냐의 중요한 요건이라고 생각하지만, 한학기를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옵션이 있는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 현재 고려하고 있는 것은, 석사 과정 진학과 외국 회사 취업 쪽이다. 석사 과정은 어느 정도 학계의 분위기를 경험해보고 안목을 넓히는데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라는 충고를 받았다). 게다가 2년 정도라면 그 이익에 대한 투자로는 적절하기도 하고. 사실, 외국 회사 취업은 아무래도 준비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경우를 선택한다면 무조건 복직하게 될 것 같고, 석사 과정 진학이라면 아마도 성적을 올려두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당장은 이런 식으로 2-3년 정도의 옵션만 생각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여러 옵션들을 고려할 능력도 없거니와, (내가 이 분야에 머물러 있다는 가정하에) 이 분야는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