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개똥녀’ 신드롬에 대해서 마녀사냥이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런데, 정작 마녀사냥의 의미는 ‘개똥녀’와는 그리 관련이 깊지 않아보인다. 전사회가 소수의 사람을 비판하는 것은 같지만, 마녀사냥은 전근대적 의식이 만들어낸 문화적 산물이자 비합리성의 표상이다. 또한 그 이면에는 사회의 안정을 위한 장치로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개똥녀에 관하여 알려진 것들이 사실이라면, 개똥녀는 일반적인 윤리적 기준에 의해서도 충분히 비난받을 만하다. 따라서, 개개인이 비난을 하는 것은 지극히 합리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비난들이 인터넷이라는 특별한 매체를 통해서 확산되고 재생산된다는 것이다. 이는 마녀재판과는 사뭇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내 생각에는, ‘인터넷 여론 재판‘이라는 단어가 훨씬 적합해보인다.
덧붙여, 개개인의 윤리에 호소하는 것이 이러한 인터넷 여론 재판의 폐해를 방지하는데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스럽다. 사실, 이러한 사례는 수없이 일어날테지만, 비윤리적 행위를 한 사람의 신상 정보가 노출될 때, 인터넷 여론 재판이라는 현상이 일어나기가 쉬워진다고 추측된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이러한 신상 정보의 노출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물론, 프라이버시의 노출 문제나 인터넷이라는 매체 사용에 대한 윤리와 같은 것들은 교육의 책임으로 돌려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