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블군의 말을 빌리면 Web 2.0은 최고의 buzzword다. 그 정의 자체가 모호하고 수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심지어 대화하고 있는 두 사람이 그 용어를 쓰고 있더라도, 아마 그것이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서로 다를 수도 있다. 두리뭉실한 것을 가리키기 때문에 누구나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는 용어이기도 하고, 또 오용될 가능성도 높다.
Web 2.0에 대한 Tim O’Reilly의 글을 읽어본 적은 거의 없고, 더군다나 최근 Web 2.0의 definition debate에 대해서도 거의 읽어본 바도 없지만, 내가 이해하고 있는 Web 2.0의 내용을 적어보는 것은 나에게도, 또 Web 2.0 커뮤너티에도 도움이 되는 일일 것이다. 어찌하다보니, 친구에게 Web 2.0을 설명할 일이 있었고, Web 2.0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이 정리가 되어서, Web 2.0에 대한 설명을 글로도 남겨볼까 한다.
가장 간단하게 Web 2.0을 설명한다면, Web 2.0은 Web의 모습이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를 예측하거나 또는 어떻게 변해가야할 것인가를 표현하는 어떤 밈을 가리킨다. 물론, 그것은 Tim O’Reilly의 밈이 주가 되고, 그러한 논의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의 밈이 함께 모여서 집합적인 밈을 구성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겠다.
Web 2.0이 예측하는 또 바라는 Web의 모습은 자세하게 들어가면 여러가지가 있지만, 추상적으로 본다면, 두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바로 “Web as Platform”과 “Decentralized Control”이다.
“Web as Platform”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그리고 추구하고 있던 Semantic Web과 Web Services를 가리킨다고 보면 거의 정확할 것 같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Semantic Web과 Web Services는 단지 기술적인 베이스에 불과하고, Web 2.0은 이러한 기술의 확산 또는 보편화로부터 야기되는 모든 사회, 문화, 경제적인 효과를 포함한다고도 얘기한다. 이것이 Web 2.0의 정의가 모호한 이유 중의 하나다.
“Decentralized Control”은 사실, 웹, 아니 네트워크 자체가 가지고 있는 성질(inherent ability)이다. 가장 간단한 예를 들면 P2P다. 통제권은 분산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네트워크를 통해서 집합적으로 엄청난 이익을 가져오는 사례들은 지금의 웹 어플리케이션에서도 종종 발견되고 있다. 지난 번에 한번 언급했던 Folksonomy도 그런 사례 중의 하나다. 한편, “Decentralized Control”은 앞으로 점점 커다란 정보를 복잡하게 처리해야할 수록, 우리가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인간 개개인이나 기계 하나의 파워는 처리해야할 정보의 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점점 작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Web 2.0이라는 buzzword에 대해서 그렇게 달갑지만은 않다. 수많은 marketing buzzword는 물론이고 technical buzzword들도 hype으로 끝나버린 사례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기대하는 바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Web 2.0에 대한 Tim O’Reilly의 생각은 원래부터 있던 생각들을 묶어서 내놓은 것이고 그리 새로울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im O’Reilly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이러한 경향들을 한데 묶어서 다듬어내고 논의의 중심으로 이끌어낸 것에 있을 것이다. Creating Passionate Users에서 지적하는대로 Web 2.0이 대체 뭐야?라고 다들 생각하는 동안 우리의 미래가 약간은 더 밝아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