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탄 숭배를 자칭하며 크롤리를 몸부림치게 만드는 족속들이 있었다. 그런 작자들이 하는 짓만 해도 그렇지만, 그 모든 것을 지옥 탓으로 떠넘긴다는 게 문제였다. 그들은 악마로서는 천년이 걸려도 생각해 내지 못할 만큼 역겨운 착상, 모든 기능을 발휘하여 돌아가는 인간의 두뇌만이 품을 수 있는 어둡고 지각 없으며 불쾌하기 짝이 없는 일들을 생각해 낸 다음, ‘악마가 나로 하여금 이런 짓을 하게 했다’고 고함을 지르며 법원의 동정을 이끌어낸다. 사실 악마는 누구로 하여금 무슨 짓을 하게 만든 적이 거의 없는데 말이다! 그럴 필요도 없었다. 그 점이 일부 인간이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대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