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파스의 열린검색은 검색서비스가 가야할 당연한 귀결이라고 생각한다. 쇼핑몰은 물론 카페나 블로그 서비스등이 난립하면서 정보들 역시 사용자들이 닿기 힘든 곳에 널리 퍼져버렸고, 이러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찾으려고 하는 사용자들의 욕구에 반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네이버는 법적인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네이버의 저작권 정책을 보면, 회원이 작성한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은 회원에게 귀속하되, 비독점적 사용권을 회사에게 부여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반면에, 기술적으로는, 블로그나 카페 서비스에 대해서 로봇 배제 프로토콜(Robot Exclusion Protocol)을 사용해서 다른 검색 엔진이 접근하는 것을 막아두었다. (카페, 블로그) 기술적으로는 엠파스가 규칙 위반을 한 셈이지만, 법적으로 엠파스가 네이버에 대해서 그렇게 잘못을 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네이버가 지적하는 저작자들의 저작권 문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다음의 플래닛 서비스도 홍역을 치르긴 했지만, 무난하게 넘어가지 않았는가. 상식적으로 저작권을 가져가는 컨텐츠 업체가 미우면 미웠지, 검색 서비스가 더 밉지는 않을 것 같다. (저작권법은 얼마나 비상식적인가!)
네이버의 서비스는 열린검색과는 완전히 반대방향의 의도를 가지고 진행되어왔다. 네이버의 서비스들 안에 모든 정보를 구축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검색 서비스를 실시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네이버는 완전히 성공했다. 이러한 네이버의 성공요인은 개별 서비스의 품질이나 홍보전략으로만 보기는 힘들다. 사용자들은 여러 사이트를 일일이 방문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일정 정도의 초기 조건이 확립되면, 이러한 포털 서비스는 소수의 서비스가 독점하는 경향을 띄기 쉽다. 네이버도 일정 정도는 이러한 수확체증(Increasing Returns) 효과의 덕을 보았다고 생각한다. 네이버는 자체적으로 대부분의 정보 서비스를 제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1위 자리를 굳혔다.
하지만 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적어도) 이상적인 서비스 형태는 아니다.
- 서비스의 독점은 나쁘다.
- 정보의 독점은 나쁘다.
이 글에서 서비스의 독점과 정보의 독점의 폐해에 대해서 굳이 논하지는 않겠다. 인터넷의 초기 시절부터 사람들은 이러한 서비스와 정보의 독점화 경향에 대해서 많은 우려를 가져왔다. 하지만, 이러한 독점이 가져오는 엄청난 이익 때문에 자본가는 당연히 독점을 위해서 노력할 수 밖에 없고, 현재 우리나라의 정보 서비스들도 그러한 경향이라고 보여진다.
기술적인 이상이 인간 생활의 모든 측면에 있어서 이상이 아니라는 사실과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부인하지는 않겠다. 다만, 우리는 이상을 향해 가기위해 노력할 뿐이다. 나는 서비스와 정보는 독점되기보다는 여러 생산자와 유통자, 소비자 간의 경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독점의 폐해들을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외에도 우리가 그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어떤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앙 집중적인 통제와 분산되고 결합되는 통제의 대비는 기술 분야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유닉스 계열 OS에서의 조그만 도구들의 조합과 윈도우즈의 커다란 덩치의 도구들의 대비는 오래된 얘기다. Structured programming과 Object-oriented programming를 주제로도 비슷한 얘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폰 노이만 아키텍쳐는 어떤가. 이러한 대비는 기술 분야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 생활의 대부분의 분야에서 이러한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인간이 해결하지 못하는 많은 문제들은 통제 자체가 분산되어 있고 이들이 결합됨으로써 동작하는 복잡계 시스템에서 발생한다. 이러한 시스템에 대한 인간의 중앙 집중적인 통제에는 결국 한계가 있다. 정보와 서비스에도 비슷한 대비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정보와 서비스는 점점 인간이 중앙집중적인 방식으로는 통제하기 힘들 정도로 불어날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하나의 서비스가 모든 정보를 통제하는 방식보다는, 여러 곳에 분산된 정보와 서비스들이 자신에 대한 통제권을 지니되 그것들이 결합함으로써 동작하는 방향으로 가야하리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현재까지 이러한 방식이 힘들었던 것은, 그러한 방식을 취하려고 하더라도, 마땅한 기술적인 기반이 없어서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시맨틱웹이나 웹서비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이미 이러한 경향은 블로그의 RSS와 트랙백 기술, 구글의 사이트맵 서비스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인다. 엠파스 열린검색은 이러한 경향의 아주 조그마한 징조가 아닐까.
인터넷의 숙명은 개방성: 엠파스 열린 검색논란을 보면서
6월 1일, 엠파스가 검색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열린 검색, 타사의 지식DB를 자사의 검색결과안에서 재편집해 보여주는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이 서비스를 어떻게 평가해야 될 것…
적어도 네이버 블로그는 구글이나 여타 검색엔진에서 잡힙니다.
네이버가 법적 대응을 하는 주요 이유가 혹시 ‘상업적 목적을 위한 무단도용’일 가능성이 있어서가 아닐까?
만약 네이버의 컨텐츠들에 대하여 비상업적 목적의 이용만을 허락하고 있다면 엠파스의 열린검색이 법적대응 대상이 되지 않을까.
엠파스 열린검색이 비상업적 목적이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처로/네이버가 저작물의 원저작자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하고 자신은 “비독점적”인 사용권만을 획득했으므로, 저작물 자체에 국한해서는 타사이트에서 상업적 목적으로 무단도용하든 말든 네이버가 걸고 넘어갈 수는 없는 것.
한가지 더,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검색엔진도 비상업적 목적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사실 “상업적 목적”이라는 말 자체가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면이 있는데, 정말로 네이버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네이버의 기회 수익을 엠파스의 열린검색이 침해하는거이다. 엠파스가 네이버와 경쟁하는 2-3위의 포털 업체가 아니었다면, 설령 구글처럼 광고수익을 가진 상업적 목적을 가지고 있따고 했더라도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회원이 작성한 건들 – 카페, 블로그 등의 – 에 대해서만 비독점적 권한이지 않은가?
그 외 네이버가 자체적으로 생산했거나 다른 CP들과 계약한 데이터의 경우는 본인도 잘 모르지만 ‘비독점적’이지 않을거라는 예상에서 한 말임.
그리고 엠파스가 경재업체가 아니었다면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는 말에는 동의. :)
엠파스 검색의 초점은 CP들에 의한 컨텐트들이라기 보다는 개인들의 컨텐트(지식 서비스, 블로그, 카페)와 쇼핑몰 정도에 있는 걸로 보이는데…
NHN vs. Daum
어떤 것을 경제적인 가치를 평가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숫자로 나타내보는 것이다. 주식이 실제로 어떤 기업의 미래 가치를 반영한다면, 그 기업의 주가총액은 그 기업의 미래 가치를 평가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 국내 인터넷 서비스 업계에서 선두 주자라고 할 수 있는 NHN의 시가총액은 현재 97,467억이다. 10조라고 보면 된다. 반면 2위라고 볼 수 있는 다음의 시가총액은 10,447억, 즉 1조다. 일반적인 사용자들이 인지하는 것과는 반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