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factoring: Improving the Design of Existing Code, by Martin Fowler
리팩토링이 없다면, 소프트웨어의 생명 주기가 진행될 수록 소프트웨어의 질은 점점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현대적인 관점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은 더이상 Rocket Science처럼 고정된 결과물을 산출하는 활동이 아니다. 뛰어난 소프트웨어 아키텍트라 하더라도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의 초기에 그 소프트웨어를 바라보는 방식 (또는 디자인)이 후반에까지 변함없이 지속될 확률은 매우 낮다. 하물며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하는 팀 소프트웨어 개발에서야 더이상 말할 것도 없다. 특히, 사용자의 요구사항이 다 떨어져서 더이상 변경할 것이 없어지지 않는 한, 소프트웨어 질의 하락은 점점 빨라질 뿐이다.
이 책은 리팩토링에 관한 바이블이다. Martin Fowler는 더이상 언급할 필요도 없는 유명한 저자다. 이 책은 리팩토링과정 예시를 통한 리팩토링에 관한 소개, 리팩토링의 정의와 중요성, 리팩토링을 언제,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관한 가이드, 리팩토링 패턴 카탈로그로 이루어져 있고, 리팩토링의 간략한 역사와 리팩토링의 도입 방법, 리팩토링도구에 관한 의미있는 에세이들으로 끝맺고 있다.
Martin Fowler는 리팩토링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Refactoring: a change made to the internal structure of software to make it easier to understand and cheaper to modify without changing its observable behavior.
리팩토링의 목적은 소프트웨어를 좀 더 이해하게 쉽게 만들거나 그 과정에서 소프트웨어를 좀 더 이해함으로써 소프트웨어를 수정하는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소프트웨어를 수정할 필요가 없다면, 리팩토링을 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가 된다. 또한 여기에는 한가지 가정이 있는데, 소프트웨어를 좀 더 이해하기 쉽다면, 수정하기도 쉽다는 것이다. 당연한 얘기같지만, 많은 개발자들은 어떤 이유에서건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리팩토링의 정의는 리팩토링의 가장 중요한 측면 또한 언급하고 있는데, 바로 겉으로 드러나는 소프트웨어의 동작 방식을 변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리팩토링 패턴 카탈로그는 바로, 소프트웨어의 동작 방식을 변경하지 않는다는 제약을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 Refactoring을 수행해야하는가에 관한 패턴들을 모아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제약을 보장하기 위해서 Unit Testing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패턴 카탈로그를 읽는 것은 (항상 그렇듯이) 매우 지루한 일이었다. 패턴 카탈로그는 패턴이 갖는 이점들을 제공하지만, 카탈로그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볼 정도로 가치가 있지는 않다. 특히, Mechanics 부분은 읽지 않아도 무방하다. 어느 정도 숙련된 개발자라면 리팩토링의 개념만 잘 알고 있다면, Mechanics를 직접 읽어볼 필요 없이 같은 것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많은 수의 리팩토링 패턴들이 도구를 통해 자동화가 되어있는 현재 시점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패턴의 이름(Name), 맥락(Context) 부분과 동기(Motivation) 부분만 읽고, 이해가 가지 않는 경우에만 예시(Example) 부분을 읽어보는 것이다. 내게는 패턴들을 통해 어휘를 확장시킬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 예를 들어, 실제로 리팩토링을 수행할 때, 커밋 로그(Commit Log)에 리팩토링 패턴을 적어넣을 수 있어서 편리했다. 사실, 만약 이 책을 가장 효과적으로 읽고 싶다면, 패턴 카탈로그만 빼고 다 읽고 나서, 패턴 카탈로그들은 이름만 익숙해질 정도로만 훑어보라고 조언해주고 싶다.
패턴 카탈로그 읽는 것을 마치고 수십 페이지 남겨놓은 상태에서는, 마치 이미 이 책을 다 읽었다는 듯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의 마지막 장들에 들어있는 에세이들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 제기와 인식을 제공해주었다.
사실상 리팩토링이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만들고 초기부터 연구를 수행한 William Opdyke의 에세이는, 왜 실제 세계에서 프로그래머들은 리팩토링을 하지 않으려하는가를 따져보고, 어떻게 하면 그런 문제를 넘어 리팩토링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해서 얘기하고 있다. 자세히 설명하기 보다는 다음 문단을 인용하도록 하자.
Within Lucent/Bell Labs I found that encouraging application of reuse and platforms required reaching a variety of stakeholders. It required formulating strategy with executives, organizing leadership team meetings among middle managers, consulting with development projects, and publicizing the benefits of these technologies to broad research and development audiences through seminars and publications. Throughout it was important to train staff in the principles, address near-term benefits, provide ways to reduce overhead, and address how these techniques could be introduced safely. I had gained these insights from my refactoring research.
이 내용은 비단 리팩토링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주로 단기적인 성과를 중요시하는 기업 환경에서, 장기적인 투자를 필요로 하는 무언가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모든 일들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부단히 노력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두번째 에세이는 리팩토링 도구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이 책이 쓰여진 1999년에는 어느 정도 널리 퍼진 리팩토링 도구가 없었겠지만, 2007년 현재에는 주요 언어인 Java의 주요 IDE들이 리팩토링을 직접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의 변화를 지면을 통해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의 마무리에 해당하는 Kent Beck의 에세이는 리팩토링을 할 때 가져야할 마음가짐에 관해서 얘기하고 있는데, 중요한 항목들은 여기에 인용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
- Get used to picking a goal
- Stop when you are unsure
- Backtrack
- Duets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바로 떠오른 생각은 패턴들로 리팩토링하는 리팩토링 패턴이 이 책에는 별로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리팩토링 패턴의 가장 작은 단위들을 우선적으로 다루고 싶어했고, 그 목적은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에서도 같은 아이디어를 여러번 언급하고 있다. 실제로 이 아이디어는 2004년에 출판된 Refactoring to Patterns라는 책으로 실현되었다. 시간이 되는대로 Refactoring to Patterns를 읽어볼 예정이다.
리팩토링 역시 패턴화하여 용어로 행위를 표현하고 그것을 커밋 로그에 적거나 작업 로그에 적는 것은 괜찮은 아이디어같음. 나도 읽고 시도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