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는 이상한 습관이 한가지 있습니다. Computer Science나 Programming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 거의 빠지지 않고 서평을 쓰지만, 문학이나 인문-사회-자연과학 도서들을 읽고나서는 글을 쓰지 않는 것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쓰지 않으면 아무리 세심하게 책을 읽고, 그 책을 읽을 당시에는 이해했다고 하더라도, 그 책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잊어버리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모든 책에 대해서 서평 또는 요약에 가까운 정리를 해 볼 생각입니다.
일단 그 첫번째로 D. D. Raphael의 Problems of Political Philosophy를 번역한 ‘정치 철학의 문제들’을 읽으면서 장절 단위로 정리해볼 생각입니다. 한국어로 된 좋은 정치 철학 입문서는 거의 없는 듯 합니다. 번역된 정치 철학 입문서라고 해야 2-3권에 불과하구요. 이 책을 추천한 분이 계셔서 일단은 일독하면서 정리해볼 생각입니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얼마든지 지적해주세요.
다음은 제1장 ‘정치철학이란 무엇인가?’의 제1절 ‘과학적 이론과 철학적 이론’의 요약입니다. 너무 짧아서 맛보기에 불과하군요. 일단 1장은 오늘 안으로 모두 올리도록 하죠.
정치학-사회학과 정치철학-사회철학의 차이
정치학-사회학의 이론은 하나의 과학적 이론이며, 개별적인 사실을 기록하고 설명하며, 일반적인 설명의 법칙을 제공하려고 시도한다. 그러한 법칙들은 실례를 통해 증명되거나 반증될 수 있다. 반면, 정치철학-사회철학의 이론은 ‘그 경우는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 또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가’를 말해주는 교설, 이데올로기, 규범 또는 이상적인 표준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정치학-사회학은 실증적(positive)이고, 정치철학-사회철학은 규범적(normative)라고 얘기할 수 있다.
정치철학의 정의
한편, 정치철학은 국가(the state)에 대한 관념에 철학적 사유를 적용하는 철학의 한 분야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철학이란 무엇인가?
철학의 목적
철학의 목적은, 특히 전통적인 철학의 목적은 다음의 두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 신념에 대한 비판적 평가(critical evaluation of belief)
- 개념의 명료화(clarification of conce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