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Sun의 MySQL AB 인수와 Oracle의 BEA 인수라는 소식을 들었다.
Sun과 Oracle은 더이상 언급할 필요도 없는 대기업인데다, MySQL과 BEA 모두 각자의 제품 시장에서는 잘 나가는 플레이어들이라 놀라울 수 밖에 없는 소식이다. 인수가는 Sun의 경우 옵션까지 포함해서 10억 달러, Oracle의 경우엔 85억 달러다.
Sun의 MySQL 인수합병에 대해서 약간 더 얘기해보면, 평소에 구독하던 MySQL 관련 블로그들에서 이 건을 보는 시각은 대체로 비슷하다. 바로 Sun이 그동안 일관되게 보여준 Open Source 지향 정책과 MySQL의 시장성이 시너지를 보여줄 것이라는 것이다.
- Sun은 서버 시장의 플레이어로서 MySQL을 Solaris 플랫폼에 최적화함으로써 이득을 얻을 것이고,
- MySQL AB는 MySQL 6 버전이 의미하는 엔터프라이즈급 데이터베이스 시장 진입을 앞두고 충분한 경제력과 소프트웨어 개발 인프라의 측면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물론 대기업인 Sun의 관료적인 분위기나 .NET 플랫폼과의 경쟁으로 인해 MySQL에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 인수 합병건의 평가는 결국 Solaris-MySQL 제품이 얼마나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느냐로 가름이 날 것이다. 엔터프라이즈급 서버 시장은 대체로 소프트웨어에 많이 의존하고 있고, 특히 데이터베이스 서버들도 그러하다. 다시 말해, 하드웨어만 팔거나 소프트웨어만 팔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Solaris 플랫폼에 MySQL이 얹혀 엔터프라이즈급 데이터베이스 서버로 판매되는 날도 점쳐볼 수 있을 것이다.
역시 흥미로운 부분은 Oracle과의 경쟁이다. Oracle은 명실상부한 데이터베이스 시장의 탑 플레이어지만 2위인 Microsoft SQL Server의 추격과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는 MySQL의 추격 모두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얼마전에는 InnoDB 엔진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InnoBase를 인수함으로써 MySQL이 가지고 있는 시장에도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내비쳤다. 이러한 사실만 가지고 아직 어떤 예측이 나오기는 힘들지만 이제서야 규모가 비슷해진(?) 데이터베이스 벤더들의 전쟁은 아무튼 흥미진진할 것 같다.
한편, MySQL은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데이터베이스 제품이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데이터 플랫폼으로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분산에 대한 해결책으로 Replication과 Clustering이 존재하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볼 수 밖에 없고, DRDB나 LVM, InnoDB Hot Backup, MySQL Proxy 같은 외부 기술에 의존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솔루션들이 성숙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고, Sun의 지원하에서 아마도 좀 더 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MySQL 사용자로서 앞으로 MySQL의 발전에 거는 기대는 크다. Sun과 MySQL의 인수합병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