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클레이튼(Michael Clayton)의 이야기 자체는 별 볼일이 없다. 사건이 굉장히 급박하게 돌아가지도 않는다. 회상 형식의 플롯도 그다지 마음에 안든다. 이 영화의 스릴러물로서의 몰입도는 캐릭터의 내면적인 갈등, 그리고 캐릭터 간의 긴장감있는 대화 장면들에서 오는 것 같다.
U/North의 법무팀장인 카렌 크로더는, 마이클 클레이튼(또는 아서 이든스)의 적인 동시에, 어느 쪽도 회사나 개인의 이익과 진실 혹은 정의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는 면에서 동일한 입장에 서 있다. 하지만, 두 캐릭터 간의 차이점은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렸는가 하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삼성 특검과 같은 상황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들도 똑같은 갈등을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영화에서와 같이 진실의 은폐나 도덕적인 부패가 과연 개인의 차원에서만 이루어질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