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X의 헌신 –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현대문학
추리물은 원래 좋아하는 편이지만, 책 읽는 양은 요즘 많이 줄어서, 추리 소설을 읽을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오랜만에 눈에 띄는 소설이 있길래 골랐다.
이야기는 초반부에 독자들에게 살인 사건을 보여 주고, 이 때, 범인 (야스코)과 범행을 감추어 주기 위해 완벽한 계획을 세우는 수학자(이시가미)가 등장하며, 형사(구사나기)와 그의 물리학자 친구(유가와)가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다. 초반부에서는 범행을 감추기 위한 작업, 중반부에서는 수사의 전개가 이어진다. 중반부까지 읽다 보니, 수사의 진척을 통해 범행이 거의 드러나면서, ‘유명세 치고는 시시하군.’이란 생각을 했는데, 문제는 후반부였다. 그야말로 예상치 못한 놀라운 반전이었는데, 중반까지도 평이하다고 생각했던 제목이 드디어 이해가 가던 대목이었다.
사건의 전개 상으로는 두 천재, 이시가미와 유가와의 대결 구도인데, 실제로 유가와는 이시가미의 친구이기 때문에, 유가와는 입을 다물고 묵묵히 지켜 보는 편이고, 이시가미의 역할이 많이 부각되는 편이다. 그리고, 꼭 천재적이어서 라기보다는 수학자나 물리학자의 성격이나 습관에 대한 묘사도 많이 눈에 띄는데, 흔히 그런 것과 달리, 크게 위화감은 없는 정도라서 만족스러웠다.
눈에 자주 띄는 책이라서 고른 것이었는데, 마음에 들어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소설, 그리고 나오키상 수상작들도 골라서 읽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