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무료하고 지겨운 사람이라면 여기를 방문해보기를 권한다. 이 사람은 대한민국에서 소위 "우익"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의 전형을 보여주는 듯 하다. 군사쿠데타 세력 옹호 + 반공 + 기독교.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언급하자면, 이 말은 대한민국의 우익 사상가들이나 기독교인들을 싸잡아서 비난할 뜻으로 적은 말이 아니다.)
그들의 논리는 일견 타당하게 보이지만, 사실(史實)을 약간씩 왜곡하거나 비상식적인 해석을 함으로써 자신들이 원하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그러한 해석 하나하나는 반론이 가능하지만, 비록 잘못된 근거와 논리라고 하더라도 그것들이 하나의 글을 만들어내면, 대중들에게는 설득력이 발생한다는 것은 신기할 뿐만 아니라 절망스럽기도 하다.
예를 들어, 5.18 광주민중항쟁 당시 문화방송국 방화 사진에 대한 설명글인 "문화방송국에 방화하는 폭도들. 폭도들은 광주시민의 눈과 귀를 막기 위해 먼저 문화방송국에 방화하였다."라는 말을 보자. 당시 보안사와 중정을 장악한 전두환 세력이 언론통제를 하고 있었고, 광주의 현실은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다. 오히려 전화 등을 끊음으로써 광주를 다른 지역과 격리하려고 시도한 전두환 세력이 국민의 눈과 귀를 막으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해석이다. 그리고, 이는 광주에서만 일어난 것이 아니었다. 한국의 현대사만 보더라도 권력을 가지고 있는 세력이 언론을 통제하여 민중항쟁을 탄압하려는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근현대사 과목의 과제를 위해서 친일파 처리 관련 논쟁을 조사할 때도 마찬가지로 발견할 수 있었다. 이를테면, 해방 이후에 친일파 청산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이유는 민족의 구성원 모두가 친일 행위의 공범이었기 때문이었다는 논리가 있다. 분명히 일제 치하 당시 일제의 앞잡이를 하던 순사나 면서기 같은 사람들의 착취 행위가 있었고 그들은 친일파였다. 하지만 경제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피지배층인 소작/반소작 농민들도 과연 친일파라고 부를 수 있을까?
매우 단편적인 사실만을 들어 그들의 입맛에 맞는 결론을 끌어내고 대중울 호도하는 현실은 매우 우려할만한 것이다. 정보가 흘러 넘치는 인터넷 시대에도 여전히 먹혀들어간다는 사실이 더욱더 절망스러울 뿐이다.
물론, 그들이 가지는 이해와 내가 가지는 이해가 다르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의 해석에도 영향을 미칠것이다. 즉, 위에서 나는 "비상식적인" 해석이라는 말을 사용했지만, 그들이 말하는 해석들은 적어도 그들에게는 "상식적"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사회에도 그 구성원들이 합의하고 있는 가치들의 집합이 있게 마련이고, 그들이 공유하고 있는 과거의 역사들이 있다. "상식"이란 공유되는 가치와 역사적 경험으로부터 나와야하는 것이다. 따라서, 상식은 시대나 상황에 따라 변하게 마련이고, 역사적 사실의 해석 또한 마찬가지다. 귀족 사회에서는 귀족들의 이해가 역사의 이해에 영향을 미치고, 시민 사회에서는 시민들의 이해가 역사의 이해를 주도할 것이다.
한편, 역사가 변화하는 것이라면 과연 역사의 해석 자체가 의미는 있을까. 역사의 해석은 끊임없이 변하지만은 않는다. 상식과 마찬가지로 역사 해석은 어느 정도 지속성을 가지고 있고, 그러한 지속 기간동안 계속 그 해석이 살아남는다면, 그것은 그 시대에 있어서는 상식적이고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광주민중항쟁과 친일파에 관한 해석도 마찬가지다. 그러한 역사적 사실에 대한 현재의 해석은 분명히 5공 시절이나 일제 시대의 해석과는 다르다. 그리고 현재의 해석이 수천년 후의 해석과 같으리라는 법도 없다. (물론 그 때까지 역사적 사실로 취급될지 조차 의문스럽지만.) 하지만, 우리가 짐작할 수 있는 것도 있다. 현재의 상식에 비추어볼 때, 이들의 역사 해석이 적어도 앞으로 수십년간은 헛소리 이상은 되지 않으리란 것이 나의 생각이다.